스마트폰보다 더 똑똑해졌다. 플레오스 품은 그랜저의 충격 변화
더 뉴 그랜저에 담긴 현대차의 승부수, 자율주행 시대 준비 끝냈다
플레오스 탑재한 더 뉴 그랜저의 실체
행사장에서 마주한 현대 더 뉴 그랜저는 단순한 부분변경 모델 이상의 분위기를 풍겼다. 겉으로는 익숙한 그랜저의 진화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느껴진 핵심은 디자인보다 ‘차량의 운영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었다. 현대차가 이번 더 뉴 그랜저를 통해 보여주려 한 건 새로운 세단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시대의 방향성에 가까웠다. 특히 행사장에서 가장 많은 설명과 시연이 이어진 부분도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였다. 기존 ccNC를 대체하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데, 단순히 화면 크기를 키우거나 UI를 바꾸는 수준이 아니었다. 실제 현장에서 경험한 플레오스 커넥트는 자동차 안에 하나의 운영체제(OS)를 통째로 이식한 느낌에 가까웠다.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구성된 인터페이스는 공조와 내비게이션, 차량 설정,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하나로 통합됐고, 물리 버튼을 최소화한 대신 스마트폰처럼 빠르고 직관적인 반응성을 구현했다. 화면 전환 속도나 그래픽 완성도 역시 기존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였다. 현장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생성형 AI 기반 ‘글레오 AI(Gleo AI)’ 시연이었다. 단순 명령형 음성인식을 넘어 자연스럽게 맥락을 이해하고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이었는데, 실제로 관계자가 여행 일정 추천이나 차량 기능 제어를 시연하는 모습은 자동차라기보다 AI 디바이스에 가까운 느낌이었다.이 변화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플레오스 커넥트가 단순 편의장비가 아니라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구축하려는 자율주행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이라는 점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미 플레오스를 중심으로 차량과 인프라를 연결하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전략을 추진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OTA 업데이트와 AI, 자율주행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겠다는 방향성을 공개한 상태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2027년까지 AI 기반 ‘레벨 2+’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겠다는 로드맵도 밝힌 바 있다. 기존 ADAS 수준을 넘어 차량 스스로 복잡한 주행 상황을 판단하는 영역까지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카메라와 레이더, 차량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OTA를 통해 기능을 계속 고도화하려면 결국 차량 자체가 하나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더 뉴 그랜저에 처음 적용된 플레오스 커넥트가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행사 현장에서 느껴진 더 뉴 그랜저의 진짜 변화 역시 디자인보다 ‘보이지 않는 영역’에 있었다. 샤크 노즈 디자인과 얇아진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 미래지향적인 실내 변화도 분명 인상적이었지만, 현대차가 이번 모델을 통해 진짜 강조한 건 앞으로 자동차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이었다.특히 현장 관계자들이 반복적으로 언급한 키워드도 ‘확장성’이었다. 스마트폰처럼 차량 기능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앱마켓을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차가 계속 진화하는 구조다. 지금은 공조 제어나 스트리밍 서비스 정도로 체감되지만, 앞으로 자율주행 기능과 차량 AI가 본격적으로 결합되면 자동차의 개념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더 뉴 그랜저는 단순한 내연기관 플래그십 세단의 페이스리프트가 아니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20만대 이상 판매된 검증된 모델 위에, 현대차가 앞으로 준비 중인 SDV와 AI, 자율주행 기술의 방향성을 가장 먼저 얹어놓은 상징적인 모델에 가까웠다.현장에서 직접 마주한 더 뉴 그랜저는 ‘잘 만든 신형 세단’이라기보다, 다가올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미리 체험하게 하는 프로토타입 같은 느낌을 남겼다.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